AI가 코딩을 죽이고 있다: 혁신인가, 퇴보인가

AI 코드 도구의 확산, 정말 개발자를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가?

AI가 개발 환경을 뒤흔들고 있다. 코딩은 점점 더 쉬워지고, 많은 도구들이 생산성을 높인다고 주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문제가 숨어 있다. AI는 정말 개발자에게 이로운 존재일까, 아니면 코딩의 본질을 해치고 있는 걸까?

AI가 바꿔놓은 개발 환경

최근 등장한 Cursor는 기존의 IDE(통합 개발 환경)와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Cursor는 텍스트 편집기와 언어 서버(Language Server)를 분리한 모듈형 개발 환경(Modular Development Environment, MDE)이다. 덕분에 기존 IDE보다 가볍고 빠르게 동작한다. 하지만 Cursor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AI다.

Cursor는 Visual Studio Code(이하 VS Code)의 포크(fork) 버전으로, AI를 중심에 두고 설계되었다. 표면적으로는 기존 VS Code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Cursor는 자체 프로그램으로 독립 운영된다. 왜 단순히 VS Code 확장(extension)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이유는 Copilot에서 사용 중인 숨겨진 API 때문이다.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개발 도구들, VS Code와 Copilot의 침투

Cursor의 등장과 더불어, VS Code도 AI의 영향을 점점 더 받고 있다. Microsoft가 소유한 GitHub의 Copilot은 VS Code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는 많은 개발자들에게 우려를 낳는다.

VS Code는 본래 언어 서버를 통해 별도 프로세스로 무거운 작업을 처리하는 모듈형 구조 덕분에 빠른 속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Copilot이 점점 더 깊게 통합되면서, VS Code의 본질인 모듈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opilot은 생산성을 높인다는 평가도 있지만, 41% 더 많은 버그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개발자는 생산성이 높아지는 대신, 문제를 디버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AI는 문제의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안'할 뿐이다. 결국 개발자는 무의미한 반복 작업에 빠질 위험이 크다.

교육을 파괴하는 AI: 개발자의 성장 둔화

AI 코딩 도구의 확산이 미치는 가장 심각한 영향은 교육이다. AI에 의존한 개발자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제안된 코드를 복사-붙여 넣기 하는 경향이 커진다. 이는 개발자의 사고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퇴화시킨다.

예를 들어, 많은 학생들이 AI 도구를 학습의 도구가 아닌 지름길로 사용한다. 연구 논문을 초안 형태로 작성한 뒤 ChatGPT를 통해 완성하거나, 단순히 AI가 생성한 코드를 활용해 과제를 제출한다. 이처럼 과도한 의존은 코딩의 본질인 논리적 사고와 창의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AI,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가?

AI가 코딩 도구로 완전히 쓸모없다고 할 수는 없다. AI는 간단한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생소한 기술에 대한 빠른 학습을 도와준다. 예를 들어, 필자는 ChatGPT를 통해 Python 등 다양한 개발을 수행한 적이 있다. 이처럼 AI는 적절히 사용한다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AI를 과도하게 활용하거나 잘못된 맥락에 적용하는 것이다. “쉬운 길”을 택하려는 유혹은 항상 존재하지만, 이는 개발자의 성장과 코드 품질에 치명적일 수 있다.